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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트위터로 세상 읽기]홍익대의 비정규직, 미용계의 비정규직
등록일 : 2011-02-24

남들은 기대와 희망으로 시작했을 2011년 새해 벽두, 서울 홍익대 본관 1층에서는 비정규직 ‘청소 아줌마 경비 아저씨’들 170여명이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평생 데모나 농성할 일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을 50~60대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수십 년만의 혹한 아래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밤새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홍익대학교는 학교의 청소와 경비, 시설물 관리를 대행할 업체 2곳을 선정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홍익대의 청소 아줌마 경비 아저씨들은 대한민국 법률이 정하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하루 11시간씩 중노동을 해왔으며, 그마저도 서너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애완견 통조림 한 통 값도 되지 않는 하루 식대 300원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견디다 못한 이들이 몇몇 학생의 도움을 받아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최저 임금을 보장하고 욕설이나 폭언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또한 정상적인 식비 지급과 밥 먹을 공간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것도 포함되었다.
이러한 ‘홍익대 청소 노동자 사태’가 외부에 알려지자 트위터는 들끓기 시작했다.
특히 농성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벽안시 했던 홍익대 총학생회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 시작했다. 약자의 편에 서지 않고 ‘객관적’이려 노력했던 홍대 총학생회의 어정쩡한 입장은 역사적으로 ‘정의를 추구하는 젊음’에 대한 절대적 기대를 갖고 있는 우리의 민족적 감성으로 볼 때 쉽게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김여진 씨 등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이 홍익대 노동자들을 위한 각종 지원에 앞장섰다. 주변의 어려움을 결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트위터의 힘이 돋보이는 계기이기도 했으며, 이와 같은 트위터리안들의 열정은 정치권을 움직여 홍익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미용은 얼마나 매력적일까

홍익대 비정규직 사태를 바라보면서 미용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착잡함을 감출 수 없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6만7천여 미용실이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약 20여만 명의 스태프와 디자이너 등이 전국 미용실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 유지 미용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확한 조사는 이루어진 적이 없지만 이들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예측된다. 최근 A프랜차이즈에서 몇 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채용 형식 조사에서 약 30%만이 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이다.
무려 20여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산업에서 불과 30%만이 정규직인 상황 앞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미용산업의 특성을 간과하고 이 문제를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산업의 구조가 잘못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미용산업의 비정규직 문제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채용의 형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피고용된 스태프와 디자이너, 즉 노동자의 인권이다. 노동자의 인권은 ‘모든 사람들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연적 권리’ 즉 천부인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현실에 바탕을 둔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부족하지 않을 권리’가 인권의 의미에 더 가깝다.
홍익대 비정규직이 농성을 하는 이유는 ‘인간적인 대우’를 해달라는 것뿐이었다. 국가에서 정한 최저 임금을 달라는 것이었고 막말을 하지말고 인간적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초보적 요구 앞에서 미용계의 현실을 비춰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정부가 정한 2011년의 최저 월급여는 주 44시간제의 경우 120만원 이상이다.
미용업 현장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어디 미용업 뿐이겠는가? 소규모 자영업의 대부분이 근무 환경의 측면에서 홍익대 청소 노동자의 그것보다 딱히 나아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언제까지 좌시하고 있을 수는 없다. 시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거나 변화를 선도하지 않는 집단의 생명력이란 쇠약해지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위기감도 점점 크게 다가오고 있다.
20여만 명이 어울리며 삶을 영위하고 있는 미용산업 공동체에도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젊은 인재들이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때 미용산업은 얼마나 매력적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변화의 필요성은 더욱 절박해진다. 변화의 현실적인 시작점은 직원(노동자, 피고용자)의 노동시간 축소와 급여 현실화, 안정적인 복지정책의 대폭 확대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미용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기술교육이나 인성교육보다 산업의 발전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유러피언 드림> <노동의 종말>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제러미 러프킨은 “새로운 시대의 주역은 ‘근면’이 아니라 ‘창조’이며, 사업은 일보다는 유희에 가까워진다. 자기 회사 직원을 사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플레이어’라고 부르는 기업인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용산업의 리더들이 곱씹어 볼 말이다.

- 뷰티포스트 2월호 발췌